1. 통화량과 통화지표에 대해 알아보자
금융의 사전적 의미는 '금전을 융통하는 것'을 뜻합니다.
금전을 융통하는 행위, 즉 금융을 통해 돈이 가정이나 기업, 국가에 흘러들어 가고 이를 통해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경제를 인체에 비유할 때, 금융을 혈액이 잘 흐를 수 있도록 돕는 혈관에 비유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보통 한 국가에서 유통 및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일컬어 통화(Currency)라고 합니다.
그리고 시중에 유통되어 있는 통화의 양, 즉 통화량을 측정하는 지표가 바로 통화지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우리나라에서 돈을 찍어내는 곳은 한국은행입니다.
그럼 통화량을 알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에서 찍어낸 돈의 총량을 알아보면 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 이유는 바로 '지급준비율'과 '신용창조' 때문입니다.
지급준비율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시중은행에서 일정 금액을 한국은행에 예치해두어야 하는 비율을 뜻합니다.
최근 가상화폐 쪽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뱅크런(Bank Run) 사태와 같이 예금자가 은행에 예금해 둔 돈을 갑자기 인출하려고 할 때,
만약 시중은행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없다면 큰 문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법제화시켜 놓은 것입니다.
이때 지급준비율을 통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하고 있는 금액을 '지급준비금'이라고 합니다.
한 은행의 지급준비율이 10%라고 가정해 봅시다.
A라는 사람이 100만원을 이 은행에 예치해 두기로 했습니다.
은행은 100만원을 받아 10%인 10만원만 예치하고 90만원은 B에게 대출해 주었습니다.
그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통화량은 100만원에 90만원을 더한 190만원이 됩니다.
이처럼 은행에서 예금으로 수령한 돈을 대출하고, 그 돈이 다시 오고 가는 과정에서 규모가 불어나는 것을 신용창조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시중의 통화량은 우리가 알고 있는 양보다 훨씬 늘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한 나라의 통화량은 너무 많아도, 너무 적지도 않게 적절히 유지되어야 합니다.
만약 시중에 통화량이 넘쳐흐른다면 이는 물가를 상승시키고,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따라서 한국은행에서는 통화지표를 편제하여 통화량을 측정하고 정책을 펼치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2. 통화지표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나라는 통화지표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본원통화(M0)와 금융기관에 의해 파생된 통화인 M1(협의의 통화), M2(광의의 통화)가 그것입니다.
돈을 뜻하는 'Money'의 앞 글자를 따 이름 붙인 것에서 알 수 있듯, 이는 통화를 측정하는 하나의 지표를 의미합니다.
1) 본원통화
본원통화 : 중앙은행 발행 통화 + 지급준비금 |
본원통화는 말 그대로 우리나라의 중앙은행(한국은행)이 실제로 발행한 통화와 지급준비금을 합한 개념입니다.
미국의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는 M0와 MB(Monetray Base)를 따로 분류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본원통화를 이야기할 때 M0를 사용하기도 하고, MB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M0(Currency)는 발행 통화를 뜻하는데, M0에 지급준비금을 더한 것이 곧 본원통화이기 때문입니다.
본원통화는 중앙은행에서 직접적으로 발행한 통화를 뜻하므로,
이를 통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통화량이 본원통화의 몇 배인지(*통화승수)를 알 수 있습니다.
*통화량 = 본원통화 × 통화승수
2) M1(협의의 통화)
M1 : 본원통화 + 요구불예금 + 수시입출금식 예금 |
M1은 지급 가능한 수단으로써의 통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통화를 뜻합니다.
당장 주머니 혹은 지갑에 들어 있는 지폐나 동전 그리고 은행에 예치된 요구불예금 및 수시입출금식 예금 등
매우 유동성이 높은 단기 금융상품을 뜻하기 때문에 시중의 단기자금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됩니다.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보통예금이나 CMA, MMDA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은행에서 시중의 통화량을 측정할 때는 광의의 통화인 M2 통화를 기준으로 하지만,
M2 통화만으로는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가늠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M1 통화를 함께 활용하게 됩니다.
3) M2(광의의 통화)
M2 : M1 + 정기예적금 + 시장성 금융상품, 실적배당형 금융상품 등 |
M2는 협의의 통화인 M1 보다 넓은 개념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통화량을 뜻합니다.
보통 만기가 2년 미만인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2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말합니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 한국은행에서 정책을 펼칠 때 주로 활용합니다.
앞서 M2 통화뿐만 아니라, M1 통화를 함께 활용하여 시중의 유동성을 측정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협의의 통화인 M1 통화를 광의의 통화인 M2 통화로 나누게 되면 보다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M1/M2 비율은 시장 참여자들의 현금 보유 성향을 의미하므로 현금 보유 성향(대기성 자산)이라고 불리는데,
가계나 기업의 심리 상태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시장에 풀린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쓰입니다.
M1/M2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곧 현금의 비유 보중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다른 말로 투자 자금 여력이 커진다는 것이므로 해당 지표를 활용해 투자 시기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3. 결론
코로나 19로 인해 한동안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서 다양한 곳으로 자금이 이동했습니다.
통화량을 통해 시중의 유동성을 파악한다면 거시적인 시장의 흐름을 읽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때 35%를 넘어섰던 현금보유성향은 현재 지속적으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동안 시장 금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나 향후 경제 기조가 어떻게 변화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한동안은 추이를 지켜본 후 판단을 내려야 할 듯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