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물가지수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요 근래 뉴스를 자주 접하시는 분들은 'CPI(소비자물가지수)' 혹은 'PCE(개인소비지출)'이라는 단어가 익숙하게 느껴지실 듯합니다. 특히 작년을 기점으로 시작된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은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경제가 돌아가는 큰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물가지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흐름을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FOMC 회의가 열리는 날이 다가오면 CPI, PCE, Core PCE 등 물가지수와 관련된 지표들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물가지수가 곧 인플레이션과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물가지수와 경제지표, 언뜻 연관이 없어 보이면서도 왜인지 모르게 중요할 것 같기도 합니다. 꼭 국내외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의 관점이 아니더라도 물가지수가 실물 경제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이해한다면 보다 거시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생각의 폭이 넓어질 수 있습니다.
2. 각 용어에 대해 알아보자
1) CPI (Consumer Price Index)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소비자물가지수'가 바로 CPI입니다. 미국에서는 고용통계국에서 매월 발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 할 때의 그 물가를 지수화시킨 거라고 보면 됩니다. 소비자가 구입하는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의 재화를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을 측정한 것으로, 해당 지수가 올라간다는 것은 그만큼 물가가 상승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물가의 상승(인플레이션)은 곧 시중의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동시에 물가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금리에 대해 다루는 글은 아니지만, 금리에 대한 이야기가 짤막하게나마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A) 예금금리가 인상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 높은 이율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은행에 돈을 보관하려고 할 것이고, B)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예금금리뿐만 아니라 대출금리 역시 상승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대출받기를 꺼려해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시중에 돈이 풍부하지 않다 보니, 이는 결과적으로 주식시장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PCE (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
언뜻 보기에는 CPI와 유사해 보이지만, 다른 PCE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PCE는 '개인소비자물가지수'로, 미국 상무부의 경제분석국에서 발표하고 있는 지표입니다. 연준이 가장 신뢰하는 물가지수로 알려져 있는 지표로, '미국 내 모든 개인들이 쓴 돈의 합계'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CPI가 더 익숙한 건 그 역사가 더 오래되었기도 하고 CPI가 보통 매월 11일 정도에 발표되는 반면, PCE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발표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선행하는 CPI에 초점이 맞춰지는 점이 큰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CPI를 물가 안정에 활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에서 PCE를 강조하는 이유는 PCE가 일반 가계 및 민간의 비영리기관이 상품이나 서비스 등의 재화에 지출한 모든 비용을 합친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즉, '한 나라(미국)의 개인이 쓴 돈의 총액'을 뜻하므로 이를 통해 개개인의 소비와 지출을 파악할 수 있으므로 가격 변동을 파악하기가 훨씬 용이합니다. 지수의 상승은 미국인의 지출이 커진다는 것을 뜻하고, 하락은 지출이 줄어들었다는 것(소비의 감소 혹은 둔화)을 의미합니다. 소비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변화를 확인할 수 있으며, 국민들의 소비습관을 파악할 수 있으므로 미래의 개인소비지출까지 대략적으로 예측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경기후행지표인 것입니다.
3) Core PCE (Core 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
Core PCE는 근원 개인소비자물가지수로, PCE에서 식품, 에너지(유류)와 같은 일시적인 요인들을 제외하고 측정한 지수를 뜻합니다. 식품과 에너지(유류)는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변동성을 제외한 Core PCE는 PCE에 비해 보다 안정적인 물가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따라서 연준에서도 과거에는 Core CPI를 기반으로 통화정책을 관리해왔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그 기준을 Core PCE로 바꾸었고 공공연히 Core PCE에 대한 언급을 해온 바 있습니다. 으레 FOMC 회의가 열리는 날이면 Core PCE에 대한 언급이 유독 많아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 결론
미국은 팬데믹 이후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여러 차례 금리를 인상해왔습니다. 물가지수가 조금씩 하락하는 기미가 보이자,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이 이제 정점에 달한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중순 정도를 기점으로 금리가 정점을 찍고 천천히 떨어지지 않을까 싶어 채권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고 지속적으로 조금씩 매수하고 있습니다만, 앞 날은 그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으니 계속해서 추이를 꾸준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